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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추출은 커피입자가 일정 온도의 물과 만나면서 커피가 갖고 있는 약 30% 정도의 수용성 물질이 나오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맛있는 커피란, 이러한 물질들이 적절한 양으로 추출돼 커피의 향(Flavor), 신맛(Acidity), 쓴맛(Bitterness) 등이 조화를 이룬 상태를 뜻한다. 그렇다면 적절한 양이란 어느 정도의 양일까?
먼저 추출량에 따른 각 요소들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향과 신맛의 경우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초기에 빠르게 추출돼 강한 향과 신맛을 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약해진다. 반면 쓴맛의 경우, 추출이 느리게 일어나면서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추출이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1950년대 MIT 공대 연구소 Coffee Brewing Institute의 E.E.LockHart 박사의 실험에 의하면 물 1L와 커피 55g의 비율로, 수용성 물질 중 18~22% 가량 추출된 상태가 ‘향’과 ‘신맛’, ‘쓴맛’ 등이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렇게 추출된 커피의 양을 1~1.5%로 놓고, 98.5~99%의 물과 희석되는 경우 너무 진하거나 연하지 않은 좋은 맛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미국(SCA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서 정한 하나의 기준일 뿐이며, 정답은 아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기준이 엄연히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들은 다른 수치의 기준을 적용하기도 한다. 만약 본인의 경험을 중시 여긴다면, 이 수치를 바탕으로 직접 기준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추출의 3요소
커피추출에 관여하는 요소로는 시간, 온도, 커피입자와 물의 고른 접촉 등 3가지가 있다. 시간은 물을 붓고 커피가 추출돼 서버나 포트로 떨어지는 순간까지를 가리킨다. 커피의 분쇄도에 따라서 투과되는 물의 양이 달라지고, 추출되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
물의 온도는 적절한 추출이 일어날 수 있는 약 92~96℃ 정도가 좋다. 적정온도보다 낮으면 추출이 약하게 일어나 커피의 좋은 향미를 나타내는 물질이 충분하게 추출될 수 없으며, 적정온도보다 높게 되면 추출이 강하게 일어나, 커피의 나쁜 향미가 추출될 수 있기 때문에 추출이 끝날 때까지 온도변화를 최소화시켜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추출이 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예를 들어 1~2인용 드리퍼에 기준량 이상으로 커피가루를 넣고 추출을 시도하면, 물과 섞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커피입자와 물이 고르게 만나지 못하면서 원활한 추출이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커피는 약 1.1~2배 정도의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커피가루의 양보다 약 2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추출 단계별 향미의 차이를 느껴보는 방법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를 집에서도 쉽게 경험해볼 수 있다. 한 잔의 커피가 추출되는 연속과정을 단계별로 각 컵에 나눠 담으면서 커피의 색과 향, 맛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이 방법을 통해 커피의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와 본인의 취향에 맞는 향미의 단계도 찾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추출 테크닉이 숙달 됐다면, 특정 단계에서 추출을 강하게 일어나게 하거나, 약하게 일으켜 결과물의 맛을 조절할 수 있다.

커피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 8~9개의 컵과 물만 부으면 추출이 바로 시작될 수 있도록 드리퍼 세트를 준비한다.
• 첫 번째 컵 위에 드리퍼를 올려놓고 물을 부어 추출을 시작한다.
• 일정량이 추출될 마다 한 단계씩 옆에 있는 컵으로 옮겨서 추출을 이어간다.
• 추출된 커피의 색과 향, 맛을 확인한다. 응축된 짠맛부터 신맛, 단맛, 쓴맛 순으로 이어진다.다양한 드리퍼의 종류
커피가루를 담는 드리퍼는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고 있다. 드리퍼의 기본적인 모양은 비슷하나, 각 드리퍼 내부의 리브(Rib)와 추출구 디자인, 개수가 제조사마다 다르다. 리브는 드리퍼 안쪽에 돌출돼 있는 부분을 가리키는데, 필터와 드리퍼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개수가 많고 높이가 높을수록 공기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물도 통과하기 쉬워진다. 추출구는 드리퍼 바닥에 있는 구멍으로, 추출된 커피는 이 추출구를 통해 서버로 떨어지게 되는데, 추출구의 크기가 크고, 개수가 많을수록 추출된 커피가 빠르게 흐른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물을 붓는 드립법도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멜리타나 칼리타의 경우 비슷한 형태의 리브를 갖고 있지만, 추출구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물 빠짐 속도가 다르다.
두 드리퍼에 같은 양의 물을 붓더라도 추출구가 1개인 멜리타에는 더 많은 물이 남게 되는 것이다. 커피가 물에 잠겨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추출이 일어나 좋지 않은 향미가 나오게 되므로, 멜리타 드리퍼를 사용할 때는 커피가 배출되는 속도와 양을 고려해 물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반면 칼리타는 물 빠짐 속도가 빠른 편으로 정교한 드립이 숙달되지 않은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드리퍼마다 리브의 차이가 있다. (왼쪽부터 하리오, 칼리타, 고노 드리퍼)
핸드드립 시에는, 드리퍼와 함께 커피가루를 걸러주는 종이필터(여과지), 추출된 커피가 담기는 서버와 물을 붓는 드립포트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며, 여기에 온도계나 저울이 추가된다면 보다 정확한 온도와 비율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드리퍼의 모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해당 드리퍼에 맞는 종이필터를 사용해야 원활한 커피추출이 가능하다.
맛있는 커피를 위한 팁
○ 테크닉 보다는 추출원리를 중심으로
핸드드립을 할 때, 테크닉 보다는 추출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테크닉은 드리퍼의 종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원하는 맛의 커피가 어떤 조건에서 추출되고, 그러한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테크닉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드리퍼를 사용하더라도 빠르게 익힐 수 있다. 만약 원리에 대한 이해 없이, 테크닉만 강조하게 된다면 자칫 ‘핸드드립은 ~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
○ 추출변수의 최소화
일정한 맛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선 추출과정의 변수를 통제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추출 때마다 변수가 달라진다면 결과물 역시 들쭉날쭉하게 되고, 이렇게 기준이 없는 경우는 원인을 분석하거나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맛있는 커피는 ‘어쩌다가’, ‘운이 좋으면’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돼버릴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추출 습관을 숙련할 것을 조언한다. 앞서 나왔던 수치나 본인의 경험을 참고해, 추출의 세 가지 요소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 때, 온도계나 소형저울 등을 이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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